3개월 연애, 그리고 이별.

올해, 29살인 남자입니다.올해 초에 소개팅으로 만나게 된 여자친구가 있었어요.종교, 대화, 취미, 모든 게 다 잘 통했고 소개팅 한 다음날부터 통화를 시작해서주말에 데이트를 하기 전까지는 매일매일 길게는 2-3시간, 짧게는 30분-1시간씩 통화를 했습니다.

롱디였기때문에 제가 약간은 성급하지만 두번째 만남에 고백을 했고, 그래도 통화를 워낙 오래하고 항상 이야기를 많이 했기 때문이지 좋은 대답이 돌아왔고 그 때부터 사귀게 되었습니다.
여태까지는 종교를 다른 사람들과 만났었는데, 그 사람들이랑 안 맞았던건 아니지만 종교가 같은 사람을 만나니깐 정말 왜 종교같은 사람을 만나야하는지에 대해서 알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여자친구는 밝고 이쁘고 귀엽고 저는 너무 앞서간 거인지 모르겠지만 이런 사람을 또 만날 수 있을까 싶고 꼭 이 사람이랑 결혼하고 싶다고 생각을 했었죠.
그렇게 한달, 두달, 문제없이 잘 만났습니다. 예쁜 걸 보면 항상 그 사람한테 찍어서 보내주고 그 사람이 자주 쓰는 이모티콘이 있는데 인터넷에서 우연히 그 이모티콘 인형을 판다고해서 그 사람이 좋아할까해서 사주고, 꽃도 종종 사주었습니다.
그리고 5월 초반에도 데이트를 잘 했습니다. 아버님 생신선물도 같이 고르고, 영화도 보고, 전 재미있게 잘 놀았다고 생각했고 여자친구 얼굴도 밝았습니다.
하지만 뭐가 문제였던걸까요? 그 다음날부터 여자친구는 급속도로 카톡에 성의가 없어지고 저랑 전화도 하기 싫어하더군요. 그쯤에 휴가가 있어서 집 근처 (제 고향이 여자친구 집과 같은 도시이기때문에)에서 가끔 여자친구도 보고 할 생각이었는데 얼굴을 봐도 제 손길을 피하고 저와의 대화에서 누가봐도 재미없어함이 느껴지더라고요.
누군가는 저에게 눈치가 없었다, 여자친구가 계속 티내고 있었는데 너가 몰랐을 것이다. 라고 말씀하실 수도 있겠습니다. 저도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하구요. 그래도 너무 당황스러웠고 그리고 그 때는 사실 그냥 몸이 안 좋은가보다 라고 생각하여, 여자친구에게 ‘너가 힘들면 무리해서 나 안봐도 돼~’ 라고 하니깐, 바로 ‘사실 나 너한테 할 말 있어’ 라고 오더라구요.
연애를 그래도 몇 번 해봤기에 ‘아 이거 헤어지자는 거구나’라고 느끼고 그 때부터 엄청 힘들었습니다. 다음날 만나니 역시나 헤어지자고 하더군요. 이유는 너가 잘해주는 건 좋고 고마운데, 너를 좋아하는 마음이 안 커진다 는 이유였습니다. 저는 정말정말 여자친구를 좋아하기에 너가 나 안 좋아하는 것만 아니면 내가 너한테 다 맞추고 할테니깐 한 번만 다시 생각하면 안되냐고 물어봤지만 여자친구는 그건 아닌 것 같다. 라고 하더군요. 그렇게 단호하게 나오니깐 제가 아무리 좋아해도, 그리고 좋아하기에 억지로 붙잡는 건 아닌거 같아서 알겠다고 했습니다.
집에서 혼자 펑펑, 정말 사람이 이렇게 울 수 있을까 정도로 울고 울고 또 울다가 잠이 들었다가 깼습니다. 새벽에 깨서, 혼자 그 전까지의 카톡과 사진을 보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상대가 날 안 좋아했단 생각은 안 들었습니다. 그래서 한 번 더 카톡을 했어요.
난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갑작스럽고 이해가 안된다. 사진이랑 카톡 보면서 너가 나 안 좋아한 거 같지는 않다. 혹시 내가 뭐 맘에 안 들게했거나 그런 게 있었으면 말해주면 내가 다 고치겠다. 나는 너를 너무너무 좋아한다. 그러니깐 한 번만 더 생각해달라. 
여자친구는 아마 그 다음날에 읽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날 밤에 답장이 오더군요.’너한테 갑작스러워서 이러는건 이해해. 너도 나한테 맞추느라 많이 힘들었겠지만, 나도 너한테 맞추려고 노력하는게 힘들었었다. 이게 마지막 연락이야. 건강해’ 라고…
너무 속상했어요. 제가 개인적으로 싫어하는게 저도 모르는 사이에 누군가를 힘들게 하거나 실수하거나 그런건데….. 그런게 있었다면 솔직하게 이야기해주지.. 그런 이야기조차도 나에게 하기 싫었을까? 나는 정말 좋아하고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했는데 나는 바보같이 상댈르 힘들게하고 있으면서도 몰랐던 등신이구나… 등등 온갖 생각이 다 들더군요. 그 때 당시에는 감정에 치우친 카톡을 할 것 같아서 우선 잤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서 카톡을 보냈습니다. ‘그런 게 있었다면 나한테 솔직하게 말해줬으면 내가 노력했을텐데 아쉽다고. 나는 진짜 널 좋아해서 뭐든 해줄 사람처럼 노력했고 그리고 너도 그걸 알고 고마워했는데 이렇게 너무 일방적으로 통보하니깐 너무 속상하고 아쉽다. 그리고 이 마당에 이런 소리해서 미안하지만 아무리 가까운 사이여도 말 안 하면 모르는 경우가 많다. 
너가 힘들었다는 표현 보니깐 많이 미안하더라. 너 정말 좋아했고 고맙고 미안하다. 잘 지내’라고…
그러고는 종교에 많이 의지했습니다. 그러면서 하나씩 하나씩 뭔가 괜찮아지는 것 같다가도 갑자기 몰려오는 허무감과 나의 노력, 나의 사랑은 다 어디로 간걸까 이런 생각에 너무 힘들어지더라고요. 주변에서 항상 여자친구한테 뭘 그렇게 목 매냐, 뭘 그렇게 일거수일투족 다 신경써주냐 이런 소리 들었던 게 오히려 기쁨이고 즐거움이었는데 너무 갑작스럽게 이렇게 이별하니, 이유도 모르고 그냥 일방적으로 정리를 당하니, 그 아픔이 이따금씩 훅훅 찾아오더라구요 (헤어진지는 이제 2주째라서 어쩌면 당연한 거일수도 있겠습니다만).
여태까지 이별 중에 처음으로 판에 들어와서 다른 분들 글도 많이 읽고 재회글도 읽고 하면서 절대 SNS하지 않고 참으려고 하다가, 어제 결국 못 참고 너무 궁금해서 카카오톡 친구추가를 하려고 하는데, 안 뜨더군요. 사실 그 짓을 안 했어야했는데… 네, 차단을 당했습니다. 너무 속상하고 한편으로는 너무 화가 났습니다. 내가 뭘 잘못했길래, 이렇게까지 해야하나. 
그래서 제가 정확히 무슨 상태인지 모르겠어서 처음으로 글을 써봅니다. 다시 만나고 싶은 건지, 그 사람을 욕하고 싶은건지, 아니면 그냥 아무 것도 안 하고 싶은건지, 잘 모르겠지만 그냥 여기에 글 쓰면 후련해질까 싶어서요.
한편으로는 두렵기도 하네요. 좋아하니깐 잘해줬고 좋아하니깐 늘 신경썼는데 이렇게 너무나 허무하게 끝나고 또 상대의 너무나도 단호한 태도를 보니, 그런 것들이 의미가 없는가 싶고 또 다음에 누구를 만나면 이렇게 좋아할 수 있을까 싶기도하고. 그리고 그 친구만큼 모든 분야에서 제가 느끼기에 잘 맞는 사람을 만날 수 있을까 싶기도하고요..
당연히 제 입장에서 쓰는 글이기에 상대가 어땠는지는 모르겠지만, 주변에서도 항상 정말 열심이라고 여자친구 좋아하는 것 같다는 말 많이 들었거든요. 이쁘다는 말 정말 자주 해주고, 뭐 하나라도 챙겨줄 수 있으면 챙겨주고. 그냥 차라리 무슨 문제가 생겨서, 그리고 그 문제를 알고 이렇게 된 거라면 조금 덜 답답할텐데…. 
주변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도 많이 듣고 저도 이성적으로는 알고있는데 이런 이별은 처음이라 그런지 많이 아프고 답답하고 씁쓸해서 글을 남겨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