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어. 죽고싶어.

죽고싶어나 하나도 안괜찮아. 일부러 더 밝은 척 하는거야. 너네는 왜 내가 항상 감추는게 많냐고 물어보지. 내가 내 얘기 해봤자 뭐해. 지금 당장 평범하고 화목한 중산층 학생인 너네한테는 하나도 공감 안되는 이야기일텐데. 언제 한 번, 중학교 때 딱 한 번 제일 믿고 있던 친구한테 내 사정 처음으로 말한 적 있어. 걔가 뭐랬나면, 자기한테는 내 고민, 내 문제들은 자기가 감당하기 너무 힘들대. 자기 고민들이나 들어주면 안되겠녜. 그러겠다고 했었어. 그리고 몇 달 뒤에 걔랑 싸우고 난 뒤 며칠 사이에 내 가정사가 전교에 까발려져 있더라.4살때 집 나간 엄마 이야기. 성인되자 마자 독립하고 연락두절인 언니. 초등학교 땐 아빠랑 아줌마한테 무시당하고 맞는게 일상이였어. 언제 한번은 볼에, 종아리에, 허벅지에, 팔에 자국 난게 부풀어 올라서 신종플루라고 하고 학교도 안갔었어. 이제는 두 세달에 한 번꼴로 보는 아빠. 아빠한테 생활비 넉넉하게 주는 거 바라지도 않을테니까, 말도 안하고 번호는 바꾸지 말아달라고 그렇게 말했는데. 학교에서 부모님 모셔오라고 할때 아빠 번호 눌렀는데 또 없는 번호라고 뜨더라. 그래서 그때 교무실에서 운거야. 진짜 내 인생이 너무 비참해서. 지금도 알바 마치고 잠 안와서 핸드폰 하고 있는데, 학교 또 늦으면 담임한테 된통 혼나겠지. 너같은 애들은 대학도 못간다고. 나도 대학 가고 싶어. 나도 학원 다니면서 공부 스트레스 받아보고 싶고, 친구들이랑 방학에 어디 놀러갈까 고민도 해보고 싶고, 남자친구 때문에 상처 받아보고 싶고, 나도 내 인생 살고 싶어. 너네한테는 당연하게 주어진 것들이겠지. 니네 고민들 들어주다 보면 정말 이러면 안되지만. 너네 고민도 너네한테는 엄청 큰 것들이겠지만. 그래도 때론 너무 보잘것 없는거 같아서 좀 웃겨. 나만 이렇게 힘들게 사는게 아닐텐데, 그치?사실 살아갈 이유도 생각해볼수록 없는 것 같아. _같은 가족, _같은 돈, _같은 학교, _같은 인생인데 더 이어갈 이유가 있나 요즘 들어 계속 궁금해. 나 진짜 미칠거 같거든. 아무한테도 이걸 말하기 싫은데 그렇다고 나 혼자 안고 있기엔 너무 감당하기 힘들어. 익숙해질법도 한데 가끔씩, 오늘 같은 날은 진짜 충동적으로 살기 싫어져. 세상 모든게 싫고 다 죽이고 싶어. 그보단 나 하나가 죽는게 낫잖아? 나 진짜 싸이코 같다.그래, 사실 죽고 싶진 않아. 근데 이렇게 살고 싶지도 않아. 가망이 없으니까 이러는 거야. 내 인생에 꽃이 필 날은 없을테니까.보통은 일기장에다 이런 내용 썼다가 지웠다가 할텐데. 누구 보라고 올리는건지. 나도 한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