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페미니스트가 아닙니다

저는 페미니스트가 아닙니다. 물론 페미니즘 사상 자체를 부정하거나 반대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 글을 쓰는 이유는 현재 페미니즘이 나아가고 있는 방향성에 대한 비판이 목적임을 밝히며 이 글을 시작하겠습니다. 
페미니즘이 나쁜 사상이라는 것은 아닙니다. 
페미니즘은 과거 그리고 지금도 여성 인권 향상 내지 성 평등에 기여하여 바람직한 사회를 이룩하는데 큰 기여를 하였습니다. 
페미니즘이 가지고 있는 이상도 정의로운 것이고요. 
하지만 목표가 정의로워도 그것을 실현 하는 과정에서 정의롭지 못하거나, 목표만을 내세워 잘못된 행위를 정당화 하는 것은 잘못된 것입니다. 저는 이에 대해 비판하려는 것입니다. 
제가 느낀 페미니즘의 문제점들을 지금부터 적겠습니다.
(모든 페미니즘이 이렇다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페미니즘이라는 사상을 공유하는 개인 혹은 집단이 잘못된 주장, 행동을 하였을 때는 전체 페미니즘에도 책임이 있습니다. 그들 또한 페미니즘이기 때문입니다.)

1. 페미니즘에 반대하는 이들을 성 차별주의자로 매도한다.
페미니즘은 하나의 사상입니다. 성 평등이라는 가치는 페미니즘만이 전유하고 있는 가치가 아닙니다. 
페미니스트가 아니여도 사회에는 성 평등을 지지하고, 이를 이룩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무척이나 많습니다. 
즉 성 평등 안에는 페미니즘이 들어갈 수 있지만, 페미니즘 안에 성 평등이 들어갈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페미니즘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성 차별주의자로 몰아가는 행위는 비판받아야 합니다.

2. 각종 이슈들을 성 대결 구도로 끌어들인다.
하나의 일에 원인이 하나인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페미니스트들은 ‘성의 차이’라는 원인에만 주목하고 다른 원인에는 주목하지 않습니다. 
최근 이슈가 되었던 홍대 누드 크로키 수업 도촬 사건에서도 페미니스트들은 단순히 피해자가 남자였기 때문에 사건 수사 과정에서 혜택을 입었고, 다른 여성 피해자들은 불이익을 받고 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홍대 누드 크로키 수업 도촬 사건이 빨리 해결될 수 있었던 다른 수많은 결정적인 이유들에 대해 부정하고 있습니다.
(수사가 빨리 진행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한 설명은 다른 글에도 많기 때문에, 이 글에 적지는 않겠습니다.)
사회의 여러가지 현상들이 수많은 복합적인 이유에 의해 일어나고 있는데, 이를 ‘성의 차이’라는 하나의 이유로만 일어난 것 처럼 주장합니다. 
이는 사건을 왜곡하고, 자신들의 주장을 위해 fact와 공정성을 무시하는 것입니다. 

3. 남성 혐오에 한없이 관대하다.
페미니스트들은 남자들에 의해 먼저 혐오를 받아왔고, 남성들이 그동안 그런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지지 않았기 때문에 자신들의 ‘남성 혐오’도 정당화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일부 남성들이 여성 혐오를 해왔고 이에 대해 남성들이 책임이 있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대다수의 남성들은 여성 혐오를 하는 이들을 꾸준히 배척해왔고(남자들에게 일베 이미지가 어떤지 생각해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또한 이를 정당화하려 하지 않았습니다. 그
리고 자신이 피해를 입었다고 해서, 타인에게 피해를 입힐 권리가 부여되는 것은 아닙니다.
혐오에 혐오로 대응하면 그 혐오가 정의로워집니까? 혐오는 또 다른 혐오를 낳을 뿐입니다. 
정말로 성 평등을 추구하면 남자 여자 (혹은 제 3, 제 4의 성 등)모두 동등하게 대해야 하지 않을까요? 
성 평등은 어느 한 성을 깎아내리는 것이 아닌 성에 관계없이 사람들 동등하게 대하는 것입니다. 
남자라고 해서, 여자라고 해서 다른 성을 함부로 대할 수는 없습니다. 

4. 남성으로서 힘든 점을 무시하거나 부정한다.
사회에서, 특히 사회에서 여성으로 힘든 점이 무척 많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성폭력 성희롱 육아로 인한 경력 단절 등 우리 사회에는 여성으로서 살아가기 힘든 여건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남자라고 마냥 편한 것은 아닙니다. 남자도 남자로서 살아가기 힘든 점이 무척 많습니다. 
군대 가정 부양 의무 남자로서의 의젓함 등 남성 역시 살아가기 힘든 점이 매우 많습니다. 
저는 여자 남자 중 누가 더 살아가기 편하냐를 따지려는 것이 아닙니다. 
명확한 기준이 없어 따지기도 힘들 뿐더러 개인 편차가 심한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어느 한 성도 일방적으로 착취받거나 착취하고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남성과 여성은 각각 어떤 분야에서는 이익을 받고 어떤 분야에서는 불이익을 받고 있습니다. 
이를 동일 선상에 놓고 둘을 동시에 해결하는 것이 옳은 문제 해결 방향일 것인데 페미니스트들은 남성의 불이익에 관해서 무시하거나 고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는 반대의 입장에서 남성들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나의 문제만 해결해서는 성 평등에 도달할 수 없습니다. 남성 여성 모두 손잡고 같이 해결해야 하는 문제입니다. 

인류의 거의 절반은 여성, 거의 절반은 남성(일부는 다른 성) 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진정한 성 평등을 이룩하기 위해서, 건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어느 한 성을 무시하거나 비난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인류의 절반은 나와 다른 성인데 그들과 대립하는 사회가 과연 올바른 사회일까요? 
어느 한 성을 깎아내리고 나의 성의 위치만 격상시킨다면 그것을 성 평등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페미니즘의 이상을 실천하려면 과정 또한 정의로워야 할 것입니다. 그 누구도 잘못된 과정으로 이룩된 성과를 긍정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페미니즘이 여성 상위가 아닌 성 평등으로 나아가길, 잘못된 방법이 아닌 올바른 방법으로 투쟁하길 바랍니다.
그때는 저도 페미니스트가 될 것입니다.

부족한 필력으로 글을 길게도 썼는데 이 글을 읽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이 글에 대한 모든 지적과 비판을 환영합니다. 하고 싶은 말들은 댓글에 달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