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퇴 후기

안녕 난 1년 차 자퇴생 도람이라고 해. 내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작은 공감이나 힘이 되었으면 좋겠어.
-학교에서의 나-학교에서 난 애들이 다가오기 쉽지 않았대. 흔히 말하길 세 보이는 인상이었지.
웹툰 보면 일진 무리들에 속해 있는 여학생 같다고 하더라. 이런 이미지 때문에 중학교 때부터 스트레스 많이 받았어. 고등학교에 올라와선 면전에 대놓고 싸가지 없게 생겼다는 말도 들었지.
근데 이런 이미지와 다르게 정반대인 성격인 나는 아이들과 친해지면서 오히려 더 힘들어졌어. 
막상 친해지고 나면 정반대의 성격이니깐 애들이 “쟤 초반에는 세 보이더니 알고 보니 만만하네.”이런 일을 중학교 1학년 때부터 늘 겪다 보니 세 보이는 이미지처럼 성격도 바꿔야 하나란 생각이 들었어. 그러기엔 아이들이 다가와 주지 않고, 먼저 다가가서 친해지면 반복되고 너무 스트레스였어. 학교생활은 늘 이런 고민과 상처뿐 이었지. 그 생활에 난 정신과 상담도 여러 번 받았고 약도 처방받으며 지냈어.

-자퇴 계기-
내 꿈은 배우였어. 중학교 시절 연기학원을 다니며 예고 실기 준비를 했지만 결국 내 끈기가 부족해서였을까. 부모님의 반대도 있었고. 결국 중간에 포기하며 실기 준비는 무너졌고, 
도저히 이 실력으로는 예고 실기를 치를 수가 없었어.
부모님은 인문계를 원하셨지. 난 인문계를 갈 생각이 전혀 없었고 준비도 하지 않았어. 
그리고 나 때까지 고입 모의고사를 봤는데 점수마저도 좋지 않았어. 
그래서 이 길은 아닌 것 같아 선생님과 특성화 쪽을 알아봤지. 그러다 내 미래, 대학, 안정적인 직장을 위해 예술과는 정반대인 학과를 갔고, 그 학교는 심리적으로나 육체적으로 감당하기 벅찼고, 위에서 말했듯 친구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심해 결국 자퇴했어.

-부모님 설득-
부모님을 설득하는 데에 있어선 4개월이란 오랜 시간이 걸렸어.
5월에 자퇴해야겠다란 마음을 먹은 뒤 8월까지 계속해서 부모님을 설득했어. 
난 자신감도 없었고, 자퇴라는 말을 꺼내는 게 많이 두려웠어. 
아마 이 말을 꺼내는 동시에 아마 우리 집은 나로 인해 늘 분위기가 좋지 않겠지?,
부모님 사이에 충돌이 있겠지? 란 고민이 가득했어.
근데 하루빨리 자퇴라는 말을 꺼내지 않으면 너무 심적으로 불안했기에 말씀드렸어.

당연하게도 초반엔 반대하셨지. 심한 욕도 들었고 상처도 받았어. 방에서 매일 울고. 
그래도 계속 설득했어. 종이에 난 자퇴를 하면 이렇게 할 거다 적어서 보여드리기도 하고. 
학교를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늘 쳐져있었고, 조퇴도 빈번하게 했어. 아픈 게 아닌 그저 도피의 목적인 조퇴. 그 모습을 보셨는지 설득을 계속 한 덕인지 부모님도 그제서야 허락을 해주셨어.

-자퇴의 장, 단점-장점은 또래 친구들이 학교에서 정해진 수업을 하며 딱딱 맞춰 수행평가에 목매달며 죽기 살기로 경쟁하며 공부할 때, 내가 하고 싶은 걸 시간에 방해받지 않고 할 수 있는 거야. 
원할 때 일어나서 공부하고, 중간에 치킨도 시켜 먹으면서 티비도 보며 쉬고. 
학교에서는 1인 1치킨 불가능하잖아. 닭 다리도 못 먹잖아. 근데 난 집에서 애들 공부할 때 
티비보면서 1인 1치킨 해. X식이 두 마리 치킨 개인적으로 추천해.

단점은 아직까진 못 찾았어. 내가 간절히 원해서 했던 자퇴라 지금의 나로 만족하고, 자퇴생이란 명칭도 만족해.

-자퇴생이라서 겪은 일들-
막 자퇴하고 나서 부정적인 시선으로 인해 조금은 움츠러들어 던 적은 있었어.
근처 편의점에 가면 항상 학교 왜 안 갔냐 같은 말을 들을 때, 애들이 학교 갈 시간에 혼자 사복을 입고 길을 걸을 때, 주위에서 학교 어디 다니냐는 질문에 답을 하지 못할 때, 부모님한테도 나 자신한테도 미안했어. 학교를 계속 다녔으면 안 들었어도 되는 말들이었으니깐…

지금은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을 보며 속으로 “너희들은 자퇴 안 해봤지?, 너희들은 이런 멋진 길 안 걸어 봤지?, 남들과 똑같은 길만 걸으면 그게 뭐가 멋있냐!” 생각하며 시선을 이겨내곤 해. 최대한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거지.

앞으로는 여행도 다니고 내가 놓친 배우라는 꿈을 다시 잡을 예정이야.

조금 더 넓은 곳에서 더 많은 걸 배우고 이번에는 포기하지 않고 끝가지 갈 거야. 난 이미 남들과 다른 길을 걷고 있고 두려울 것도 없어. 돈이 전부인 직업? 미래가 보장되는 직업? 그런 거 신경 쓰지 말고 내가 원하는 걸 하는 게 맞는 거 같아. 한 번뿐인 인생 이렇게 살아도 꽤 다이나믹하고 재밌을 거 같아. 2019년은 내 또래 아이들도 대학을 시기니깐 같이 맞춰서 갈 예정이야. 수시 지원을 하는 날 전까지는 하고 싶은 거 하면서 꿈도 이루고 싶어.

마지막으로 한 마디하자면 자퇴는 나쁜 게 아니야. 자퇴도 나를 위한 또 하나의 길이야. 굳이 또래의 아이들이 걷는 나와는 맞지 않은 길을 선택할 필요는 없는 거 같아.오늘도 힘내고 당당하게 이 길을 걸어서 도착지까지 가면 좋겠어. 우리 다같이 힘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