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상대에 대한 배신감

우선 관계는 5년전 회사에서 팀장(본인)과 팀원(여자)으로 만남.
이때는 별 감정도 없었고 이 여자는 입사 3개월여만에 퇴사를 했었죠.
 
그러다 뜬금없이 4년정도 지났을때? 잘 지내시나고 연락이 오더라구요. 
술한잔 같이 했으면 좋겠다면서.
저도 간만에 온 연락이 신기하기도 반갑기도 하고,
설마 다단계겠냐 생각하고 흔쾌히 응했습니다.
그렇게 4년만에 만나서 술도 같이 마시고 이야기도 하다보니 즐겁더라구요.
그러다가 나오는 이야기가 본인이 요즘 일자리때문에 힘든데,
혹시 재입사가 안되겠냐길래 아 이게 목적이었구나.. 싶기도 했습니다.
 
어차피 회사 내 인력난도 시급했던지라 힘써주겠다 했고,
다만 예전의 퇴사가 무통보 결근 형태였기때문에 힘들수 있다는 점은 못을 박아뒀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니라 갑자기 결혼을 하자더군요(…)
전에도 좋게 생각했었는데 오늘 다시 만나니 확실해졌다면서.
술자리에서 나올 수 있는 이야기인지라 이때는 웃고 넘겼습니다.
 
이후 회사 인사과에 이 아이가 재입사를 하고 싶다는 점이나 제 지인이라는 점을 이야기하고
물론 과거경력때문에 힘들다는거 알지만 입사에 힘써달라 부탁했고, 결국 재입사에
성공했습니다.
 
그쯔음 사적인 만남도 자주 가지게 되고 잠자리도 갖게 되면서 비밀로 사내연애도 시작되었구요.
 
다만 문제도 이때부터인데…
회사 특성상 입사 동기들끼리 친해지는 경우가 엄청나게 많고 사이들도 좋습니다.
또 회사에 이쁘장한 여신입이 들어왔다 하면 소문도 빠르고 찝적거리는 인원들도 생기고 그렇습니다.
동기들끼리 술자리가 있으면 기존 사원이 갑자기 껴서 선배 누구다.. 하면서 연락처도 따고 그런.
이 아이가 또 술을 좋아하다보니 그런 자리도 빠지지 않고 참석하더군요.
그러면서도 항상 실시간으로 전화나 카톡은 주고받았기에 별 걱정은 안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주말에는 숙취라면서 잠수,
평일 연락도 뜸해지기 시작하더니만 대뜸 그러는겁니다.
 
지금은 본인이 입사 초반이기도 하고 집 대출 문제 등등 개인 사정때문에 누구를 만날 때가 아닌것 같다고.
조금만 안정될때까지 기다려줄 수 없냐고.
 
찜찜한 느낌은 들었지만 본인이 그러하다니 알겠다고 했습니다.
그날 이후로 연락이라고는 하루에 모닝콜 한통? 그게 끝이었구요.
(새벽잠이 많다며 5시 30분 기상 모닝콜을 항상 해줬습니다)
 
그 후에 친한 동료 팀장이 그 아이 얘기를 하더라구요.
첨엔 그 아이가 제 추천으로 재입사기도 하고 사이를 의심했었는데,
다른 부서 부팀장과 손잡고 다니는걸 목격한 사람이 많고 본인도 목격했다고.
장난식으로 동료 팀장이 ‘어, 남자친구 그 팀장님(저) 아니었어요?’ 라고 물어보니
잘 사귀고 있는 사람한테 무슨소리냐 그랬다는겁니다.
 
워낙 장난 많이치는 분인지라 장난이겠거니 했는데 영 기분이 역시나 좋질 않더라구요.
본인에게 직접 물었습니다.
 
‘너 남자친구 생겼다더라?’ 라고 물으니 그에 대한 답변은
‘소문이 빠르네^^;;’
 
이게 다였습니다.
뒷통수 팍 얻어맞은 느낌.
미안하다 어쩐다 한마디도 없이 단순 저 한마디.
 
이후로는 어떠한 연락도 사과도 없습니다.
 
분명 본인 상황이 누굴 만날 상황이 아니라 얘기했는데.
같은 회사 같은 부서에 제가 빤히 있는 상황인데 공개연애를 떡하니 시작한데다가,
당사자에게 직접 들은것도 아니고 소문으로 사실을 확인한 상황.
더군다나 어떤 사과 한마디 없고 정작 본인은 회사에서 아주 좋아 죽겠는 상황이라는거.
 
배신감이 치밀어오르고 사과 한마디 없는 행태에 너무나 분한 감정입니다.
 
전 연애사실 자체를 어디에 얘기했던 상황도 아니었던지라 어디에 답답함을 하소연할수도 없고,
또 제가 먼저 이러한 일을 얘기하고 다녀봐야 근거없는 사실로 제 이미지만 실추될께 뻔합니다.
욕이라도 실컷 퍼붓고 싶은데 순간적으로 후련할순 있겠으나 후회가 더 클것같아 참고 있구요.
 
이 글을 작성하는 와중에도 웃으면서 팔짱끼고 출근하는걸 봤는데 피가 거꾸로 솟네요 정말.
 
연애상대를 잃었다는 느낌보다는 믿었던 사람에 대한 배신감,
인간관계 한명이 이렇게 파탄났다는 사실이 지금 상황을 너무 힘들게 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려고 암만 노력해봐도…
크게 호구잡혔다는 생각을 지울수가 없네요.
지금이라도 사과 한마디라도 있으면 마음이 덜 힘들텐데 전혀 그럴 조짐조차 보이질 않네요.
 
쓰다보니 글이 길어졌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