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느려질때

2015년에 작고한 의료계의 계관시인 올리브 색스는 도파민이 어떻게 인간의 의식흐름에 영향을 끼치는지 여러차례 기술했었다. 뇌염이나 파킨슨 같은 퇴행성질환에 의해 도파민 작용이 현저하게 떨어지게 되면 시간이 빨라진다 보통사람은 코푸는 시간이 몇초에 불과하지만 환자는 1시간동안 천천히 코를 풀고도 자신이 느리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한다. 거꾸로 도파민이 과민하게 작용하는 뚜렛증후군에서는 시간이 느려진다 동일시간에 다른 사람보다 더 많은 행동과 생각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틱장애는 엄청난 개인적 사회적 손실을 초래하는 심각한 장애이다.

파킨슨질환 증상완화제로 L-dopa/carbidopa라는 도파민증강제를 사용한다 그러면 행동이 빨라지는 것뿐만 아니라 감정적 표현도 돌아오고 약물의 혈중농도가 피크칠때는 생각하고 판단하는 속도가 오히려 정상보다 더 빨라지기도 한다 약물농도조절이 잘안되면 조현병의 증상과 비슷하게 환청, 환각이 보일수있고 과대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그리고 약물이 수그러들때면 반동으로 행동이 더 느려지고 생각도 느려질 수 있다는 점은 이 약물이 쉬운 약물이 아니며 정상인이 수퍼맨이 되기 위해 이런 약물을 사용해 보겠다는 것이 좋은 생각이 아님을 의미한다.

시간이 느려지는 느낌, 수퍼맨이 된 것 같은 권능감, zone에 들어선 감각은 도파민 샤워를 하는 몰입의 순간이다. 목숨이 위태로운 위기의 순간에 우린 야성을 드러내며 괴력을 발휘하곤 한다 그때는 각성의 노르에피네프린과 희망의 세로토닌이 뿜어져 나오면서 도파민을 강하게 끌어올린다 이것은 본능적인 몰입이다. 인위적인 몰입도 순서는 똑같다 위기상황에는 우선순위가 명확해지고 잡생각은 사라지는 극도의 효율성이 발휘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무엇인가를 더하는 것이 아니라 쓸데없는 것들을 제거함으로서 몰입하게 된다. 쓸데없는 것들을 제거하려는 노력을 더하는 자체가 몰입을 방해한다. 

전두엽의 기능 즉 숙고, 판단, 계획을 일단 활용하자. 깊이 생각할 것 그러면 자연스럽게 전두엽의 편도체에 대한 억제 기능이 강화되면서 경계심과 불안이 누그러진다 이 단계에만 들어와도 생산성이 높은 몰입상태이다. 더 깊이 생각할 것 머리에 쥐가 나도록 생각할 것 그러면 뇌는 스스로를 방어하기 위하여(쥐를 죽이기 위하여) 해방의 anandamide를 내놓을것이다 이 단계는 반무의식중에 진행되며 문득이라는 단어, 유레카라는 단어를 사용하게 되는 직관의 순간이다. 몰입이 도파민 샤워로 느려진 시간 속에서의 흐름이라면 직관은 그 목적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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