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핀 전남편과 이혼썰

그냥 오늘 오랜만에 대학 때 친구들 만나기로 했는데 그 전에 내 이혼썰 한번 정리해 볼까해서 씀.
 
전남편과는 무려 8년간 연애를 했음.
주변에 아주 소문난 커플이었으며 당연히 결혼 할 줄 알았음. 그리고 당연히 결혼함.
 
그러나 예기치 못한 사건은 이혼임.
왜 이혼했는가. 에 대해서 모두들 궁금해 해서 오늘 속 시원하게 털어놓기로 함.
 
 
 
일단 전남편과 나는 모두 가정 환경에 문제가 있었음.
 
나는 아버지의 주사와 폭력으로 어린 시절 내내 쭈구리 생활을 했었음.
왜 아버지의 폭력은 진짜 어매이징한게 나의 자존감 따위 모두 다 씹어먹음.
나는 이유없이 엄마가 맞는 꼴을 보고 살고, 반항하다 나도 맞았음.
 
게다가 엄마는 자신이 맞고 사는 것에 대한 수치심 때문에
내 감정을 컨트롤 하고, 나를 무시하는 것으로 자신의 자존감을 유지하려 했음.
이게 얼마나 슬픈 일이냐면….
 
[아버지가 나를 때림 – 나는 슬퍼함 – 그 슬퍼하는 모습을 엄마가 창피해함]
이 루트가 반복되면서 나는 내 솔직한 감정 표현은 창피한 것으로 생각함.
솔직한 ‘나’는 세상에 별로 필요 없는 존재로 인식하고,
일상 자체에서도 중고등학교 때 ‘왕따’를 겪었는데 그걸 당연하게 생각할 정도였음.
 
‘음~ 난 쭈구리인데 왕따가 당연하지’
이정도로 자존감이 낮았음.
 
그러다보니 전남편을 만나고, 전남편하고 사귀면서 내 집안 환경이 드러났을 때
이해해주는 모습을 보고!! 아, 얘 아니면 날 이해해 줄 사람도 없겠구나 하는 생각을 함. 
(진짜 이래서 자존감이 중요한거임. 지금이었으면 이새끼 쳐다도 안봤음.)
 
전남편은 그 지역차별 발언일 수도 있지만 전라도 지역의 흔히들 나쁜점이라고 알고 있는
편견들 있지 않음?? 그 편견들을 모두 모아놓은 부모님과 살고 있었음.
(난 원래 지역감정을 모르고 살았는데 결혼하고 부터 지역감정 생겨버렸음.)
연애때부터 전화를 안한다는 둥 여자가 안경을 써서 어쩐다 둥
우리 집안 지역 비하에 (자기네들은 농담이라 함. 그걸 대놓고 얘기하면서)
어쩌구 저쩌구 말은 많아가지고 나도 얘네 집안 싫었음.
별 무식하기도 무식하기도 진짜 상그지 무식인데 자기네들은 전혀 모름.
 
전남편은 이런 집안에서 그래도 바른 생각을 하며 자라려고 노력했다는 걸 굉장히
자부심으로 여김.
나도 이런 환경에서 그럭저럭 바르게 자라주었다고 생각 되었던 전남편이 자랑스러웠음!!
 
그런데 진짜 이 회피형.
진짜 사람을 피를 말림.
순간순간 모면하기 위한 거짓말들에 자기만 생각함. 그리고 거짓말들이 들키면
뭔가 재밌는 에피소드였다는 식으로 넘어가기도 하고…..
문제는 그걸 받아주는 ‘나’였음.
나는 진짜 얘 아니면 나랑 아무도 결혼 안하고 아무도 나랑 안사귈 줄 알았음.
 
그러다가 시간이 흘러서… 어느날 전남편 아버지가 병에 걸리심.
그리고 시간도 흘러흘러 더 이상 치료가 불가능하다가 병원에서 시한부 6개월 선고가 나옴. 
 
이때 내가 생각하기에 할 일은 딱 하나였음.
결혼해야 겠다.
자식 장가가는 모습은 보고 돌아가시게 해야 겠다.
어차피 8년을 사겼는데 해야 할꺼 해버리자.
(이렇게 해야 바른 도리인줄 알았던 날 진짜 저주한다…)
 
하고 딱 결혼 준비를 시작함.
결혼도 겁나 대충대충 준비했었음.
아버지가 아프신데 어머니는 안계시고
(이미 친어머니도 아니었고 새어머니도 암선고 전에 집을 나가심)
병수발은 전남편이랑 나랑 해야하고.
결혼식 준비도 진짜 대강대강 함.
 
시아버님은 나한테 예물은 아니지만… 이라면서
홈쇼핑에서 산 그 목걸이 얇은 줄만 금이고 나머지는 금 아닌 장신구 5Set!!
한 일이십만원쯤 하는 걸 들이미시고….
 
대충 결혼식 함.
결혼식하고 다음날 신혼여행 안감.
결혼식하고 다음날 제일 처음한게 시아버님 병원가서 마지막 수술 날짜 받아온 것.
 
와 결혼 생활은 진짜 헬이었음.
주변 전남편 친척들은 나한테 며느리 도리 하라도 들들 볶지,
전남편은 지도 괴롭다고 친척들 쉴드는 커녕 자기도 잠수타고 싶은데 그러질 못해서 안달복달.
 
그 와중에 자기 누나랑 싸우고 뭐 하고 난리였음.
 
그리고 시아버님이 돌아가심.
(생각보다 너무 슬펐음. 나는 진짜 막 미친듯이 효부상 받을 정도로 잘한건 아니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언제나 다했다고 생각함. 그래서 정도 많이 생겼었음.
지금도 이분이 나를 괴롭혔던 거에 비해서 나는 마음이 아직도 아플 정도임.)
 
시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남편은 패닉.
젊은 나이에 아버지를 병으로 잃었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잘 이해는 안가지만…
죄책감과 뭔가 아버지에 대한 애증이 휘몰아쳤는지 패닉….
 
장례식하고 나서 거의 4-5개월을 그냥 실직 상태로 집에 있었음.
아버지 집에서 하루 종일 뭘 하는지 모르겠는데
내가 퇴근하고 와보면 나갔던 그대로인 체 그냥 있었음.
 
나는 또 이해함.
시간이 필요하겠거니… 이해하고 기다림.
 
그러다 드디어 일을 하기 시작했는데….
거기서 3개월만에 바람이 남….
 
육체적인 관계는 아니었다고 해도
내가 거기서 미쳐버림.
 
우리가 뭔가 부업으로 하던 일이 있는데
겨울에 시장에서 찬물에 손담가가며 해야 했었음.
 
그걸 나한테 시키고
자기는 바람난 여자랑 참치집에 가서 노닥거림.
 
난 한겨울에 찬물에 손담가가며 물건 갖고 시장까지 버스타고 가서
냉동고에 넣고 올 때
 
전남편은 그 여자 태우고 양수리 카페가서 차마심.
 
중간에 에피소드가 많지만….
그리고 나서도 난 이혼을 못했음.
전남편이 그냥 집을 나가버렸음.
 
그리고 전남편이 제발 이혼해달라고 해서 이혼했음.
 
나랑 같이 있으면 자기는 영원히 혼자서 자립할 수 없을 것 같다는 말을 함.
내가 모든 걸 너무 잘해주기 때문에 자기는 나에게 속박된 체로 살아가야 하는 것 같다고.
 
그래서 결국 난 시한부 아버님 때문에 결혼했다가
돌아가실 때까지 병수발 다~~ 하고
남편이 바람피고 나서 이혼함.
 
와 진짜 너무 억울해서 미칠 것 같았는데….
이제 몇년이 지나니까 조금 나아짐.
 
지금에야 이혼한걸 너무 잘했다고 생각하지만,
아예 결혼조차 하지 않았으면 이 지옥에 안들어 왔을거임.
 
 
너무 나를 낮춰봤던게…
삶을 그렇게 사는게 아닌데.
한번 사는 삶 나를 최고로 치고 살았어야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