꽉막힌 아빠

사실 판에다가 글 쓰는 것도 처음이고 여기는 다들 당사자? 분들이 쓰시는 것 같은데 제가 써도 되는지 모르겠네요.
일단 저는 여고생이구요, 초등학생 남동생이 한명 있습니다. 다름이 아니라 이번에도 어김없이 명절과 함께 다가온 부부싸움입니다.
작년 추석에는 그냥저냥 넘어갔는데(그때도 불안불안하긴 했지만) 올해는 시작 전부터 아슬아슬하네요..뭔가 얘기를 꺼내려니까 핵심도 아닌 얘기를 주저리주저리 너무 길게 늘어놓게 되어서 자세한 사정은 생략하고 말씀드리면, 수요일에 크게 싸우신 이후로 서로 대화를 거의 섞지 않으십니다.(기본적인 것 빼고는) 부모님이 싸우신 건데 지금 공부해야 할 고3이 왜 이런데다가 글을 쓰냐, 하실 수도 있겠지만 일단 가장 큰 이유는 너무 답답해서 입니다. 또 왜 새삼스럽게 매년 겪다가 올해 글까지 쓰냐 하실 수도 있지만 이번에 아빠께서 절대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어서, 입니다.
원래 중학교 때까지는 명절 때 이런일이 있으면 엄마께서는 종종 제게 하소연을 하시긴 했지만, 아빠께서는 제게 별말 없으셨죠. 그래서 저는 아빠의 관점을 전혀 몰랐습니다. 그러다가 고등학교에 올라오고 나서부터 아빠께서 제게 조금씩 하소연?을 하시기 시작하셨습니다. 그때부터 쎄하기는 했죠. 그리고 이번에 아빠께서 제게 하시는 말씀을 듣고 확실하게 아빠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체감했습니다. 아빠의 친구들 중에는 아직도 명절만 되면 술마시러 나가고 낮잠만 자는 친구들도 많다, 본인은 일도 하고 낮잠도 안자는데 본인이 무엇을 더 어떡하냐, 어차피 많이 해봤자 최대 20년일텐데 왜 그러냐, 등등 심지어 제가 아빠가 외가의 분위기를 이해할 수 없는 것처럼 엄마도 친가의 분위기를 이해할 수 없는거다, 관점의 차이라는 식으로 말씀드리니까 너가 잘 몰라서 그렇다며 오히려 외가가 잘못되었다는 식으로 말씀을 하셔서 정말 놀랐습니다. 그리고 아직 우리나라의 문화가 전체적으로 ‘이런’문화라서 본인도 어쩔 수 없다고 하셨습니다.
원래 아빠께서 상당히 보수적이고 예의 중시하시는 분이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번 대화를 통해서 절대로 바뀌지 않을 것 같다는 것을 체감하고 막막하기만 합니다. 엄마께서도 지치시고..
사실 의견이 갈리기만 한다면 그나마 나은건데, 아빠께서 다혈질? 기질이 있으셔서 본인이 화나시면 평소에도 갑자기 소리를 버럭 지르시고 굉장히 강압적으로 변하세요. 저도 그래서 1년에 두세번씩 그렇게 혼나고 진짜 그 정도가 너무 괴롭고 억울해서 가출센터까지 찾아볼 정도였는데 저는 그나마 나중에 너무 심했다고, 미안하다고 사과하시는데 저는 양반이었는지 엄마랑 이런일이 있었을 때는 사실 사과하신 걸 본 적이 없어요. 엄마도 받은 적 없다 하셨고. 근데 진짜 명절 때 싸울 때마다 목소리 높이시거든요. 
그래서 문제점을 정리하자면, 엄마와 아빠의 의견차이와 갈등은 절대로 나아지지 않을 것 같은데 아빠께서 너무 강압적인 태도로 엄마를 대하신다는 거에요. 

너무 두서없이 쓰고 상황도 미리 말씀 안드리고 써서 황당해 하실 수도 있겠지만, 제가 그냥 두 분 하소연만 듣는 거 말고 좀 이런 상황을 나아지게 할 방법은 없을까요